'마유크림' 리스크에 휩싸인 SK증권… 소송 금액만 270여억원

입력 2024-03-19 10:04   수정 2024-03-20 15:49

이 기사는 03월 19일 10:0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SK증권이 10년 전 큰 인기를 끌었던 화장품 '마유크림'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2015년 마유크림으로 유명한 화장품업체 비앤비코리아에 투자한 게 화근이다. 당시 SK증권에 자금을 댔던 주요 출자자(LP)들이 SK증권이 정확한 투자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면서 앞다퉈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있다. 먼저 소송전에 뛰어든 일부 LP들이 소송에서 승기를 잡자 다른 LP들도 뒤따라 소송전에 나서는 모양새다.
SK증권에 앞다퉈 소송 제기한 LP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산은캐피탈과 미래에셋증권, BNW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7월 SK증권과 워터브릿지파트너스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했다. 이들은 SK증권과 워터브릿지파트너스가 2015년 비앤비코리아를 인수할 때 LP로 참여했다. 미래에셋증권과 BNW인베는 총 50억원, 산은캐피탈은 70억원을 투자했다.

이들은 SK증권과 워터브릿지파트너스가 선관주의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SK증권과 워터브릿지파트너스가 투자 유치 과정에서 고의적으로 사실관계를 왜곡해 그릇된 판단을 하게 됐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비앤비코리아 매출은 SK증권과 워터브릿지파트너스가 인수한 2015년엔 505억원에 달했지만 이듬해 112억원으로 급감한 뒤 수년간 매출은 100억원대를 맴돌고, 적자의 늪에 빠졌다. 중국의 '사드 보복' 직격탄을 맞은 데다 주요 납품처인 클레어스가 더이상 비앤비코리아로부터 제품을 공급받지 않고 상품을 직접 생산하면서 실적이 고꾸라졌다.

이에 하나금융투자와 애큐온캐피탈, 호반건설, 리노스 등은 2018년 SK증권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유진저축은행(현 다올저축은행)과 SBI저축은행, 신한투자증권도 차례로 소송전에 합류했다. 사태를 관망하던 산은캐피탈과 미래에셋증권, BNW인베스트먼트까지 지난해 소송을 제기하면서 비앤비코리아를 인수하는 딜에 LP로 참여한 곳은 모두 소송에 뛰어들었다.
법원 "SK증권, 정확한 투자 정보 제공 안해"
산은캐피탈과 미래에셋증권, BNW인베스트먼트가 뒤늦게 소송전에 합류한 건 승산이 높아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소송을 제기한 하나금융투자 등은 1심에선 패소했으나 지난해 초 결과가 나온 2심에선 승소했다.

2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SK증권과 워터브릿지파트너스가 투자 회사의 중요한 사항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었지만 그렇지 못했다고 봤다. 대표적인 게 비앤비코리아의 주요 납품처인 클레어스가 직접 생산 공장을 짓는다는 사실을 LP들에게 알리지 않은 것이다. 법원은 SK증권과 워터브릿지파트너스가 비앤비코리아의 생산 물량이 언제든지 줄어들 수 있다는 위험을 고의적으로 숨긴 것으로 봤다.

SK증권은 클레어스 측으로부터 비앤비코리아가 생산하는 화장품 내용물 등 일체의 권리는 클레에스에 있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받은 사실도 LP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비앤비코리아가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업체일 뿐이라는 사실을 LP들에게 충분히 공지하지 않았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이런 논리를 바탕으로 2심 재판부는 청구액의 50%를 손해배상액으로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SK증권이 이에 불복해 상고하면서 현재 3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다른 LP들이 소송에서 승리해 투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소송에 나서지 않는다면 배임 우려가 있는 만큼 산은캐피탈 등도 소송전에 합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앤비코리아에 투자한 LP들이 모두 소송전에 참여하면서 이와 관련한 SK증권의 소송금액은 267억원으로 부풀었다. 만약 2심 재판부의 판단대로 청구액의 50%를 손해배상액으로 지급해야 한다면 133억원에 이른다. SK증권은 소송에 패할 것을 대비해 손해배상액을 충당금으로 쌓아 왔다. 하나금융투자 등엔 2심에서 패소한 뒤 이미 70억원의 손해배상액을 지급했다.

SK증권 관계자는 "산은캐피탈과 미래에셋증권, BNW인베스트먼트가 소송을 한 건 맞다"며 "소송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손해배상액은 이미 충당금으로 쌓았기 때문에 소송에 지더라도 리스크가 커지는 건 아니다"고 덧붙였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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